한의사 고준석이 전하는 효소 이야기
효소란 생체 내의 화학반응을 매개하는 단백질 촉매이다. 효소는 특정 반응물과 결합하여 활성화에너지를 낮춰 반응을 촉진하는데, 효소와 결합하는 반응물을 기질이라고 하고 효소에서 기질과 결합하는 특정부분을 활성부위 또는 기질 결합부위라고 한다. 기질의 입체구조와 효소의 활성부위가 맞아야만 결합하여 반응할 수 있으므로 한 종류의 효소는 주로 한 종류의 기질에만 작용한다. 이를 기질특이성이라고 한다. 효소는 단백질 촉매이므로 3차 구조에 중요한 온도, PH 등의 환경 조건이 효소의 활성에 중요하다. 보조효소(조효소)와 같은 보조인자들의 유무, 여러가지 저해제들이 효소의 활성에 영향을 준다. 이것은 생체에서의 대사조절에 큰 의미를 갖는다.
효소의 발견은 맥아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에 의한 전분 당화나, 동물의 소화작용의 연구에 의거했다. 그러다 보니 효소라고 하면 소화효소를 우선적으로 연상할 수 있다.
소화효소는 고분자를 작은 단위체로 분해하여 체내로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드는 효소들을 일컫는다. 타가영양체 생물들은 생성된 고분자 물질(음식)을 흡수하여 영양분으로 사용하는데, 이때 영양분을 기본 구성단위체의 형태로 잘게 나누어 흡수한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다당류는 단당류로, 지질은 지방산 수준으로 분해되어 흡수된다. 이 과정을 수행하는 효소들을 소화효소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단백질 분해 효소는 프로테아제 등 다당류 분해 효소는 아밀라아제 등 지방 분해 효소는 리파아제 등이 있다.
학교에서 익히 배우고 암기했기 때문에 매우 익숙하다. 게다가 약국에서 파는 대표적인 소화제 훼스탈, 베아제 등이 소화효소제 제품들이다. 그 외에도 약국에서 판매하는 많은 소화제들이 효소 소화제이다. 그래서인지 소화가 안되고, 소화불량 하면 효소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소화 효과 때문인지 최근 효소 다이어트라는 트렌드가 생기기도 했다. 속을 가볍게 함으로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을 알아둬야 하며, 속이 더부룩하고 만성소화불량일 경우에는 효소를 건강보조식품으로 꾸준히 챙겨주면 좋다. 하지만, 현재 알려진 체내효소는 대략 2만 종류가 넘는데 이중에 소화 효소보다 대사효소가 훨씬 더 많다.
세포 내의 물질대사가 효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알코올발효가 효모추출액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하는 E.Buchner(1892)의 발견에 의해서 밝혀졌다.
대사 효소는 영양분을 전신으로 보내는 일부터, 해독, 면역, 항암, 혈관청소, 항염증 등등 인체 내에서 무수히 많을 일을 한다. 또 세포에서 영양분을 에너지로 전환하고, 세포분열, 유전자 복사 등에도 중요하게 관여한다. 따라서 효소에 의해서 대사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각 개인의 체질 및 생리적인 특성, 건강 등이 결정된다. 아래 표에 세포에 있는 대표적인 효소군이 나와 있다.
세포내 구획 | 주요 효소 | 주요 기능 |
핵 | 핵산합성효소 | DNA복제, RNA 합성 |
미토콘드리아 | 탈수소효소군 | 시트르산회로(호흡기질분해) |
전자전달계와 산화적인산화계의 효소군 | 전자전달과 ATP합성 |
엽록체 | 광합성효소군 | 명반응과 암반응 |
소포체 | 각종 합성 및 분해효소 | 각종 물질의 생성, 분해, 해독 |
리보솜 | 단백질합성효소 | 단백질생합성 |
리소좀 | 가수분해효소군 | 고분자화합물분해(세포내 소화) |
골지체 | 다당류합성효소 | 분비물질생합성 |
세포기질 | 해당계효소군 | 해당과 발효 |
지방산합성효소 | 지방산합성 |
세포막 | ATP분해효소 | 능동수송 |
위에 보면 효소는 핵산합성, 마이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 합성, 단백질합성, 가수분해, 다당류합성 등 매우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사조절은 특이적인 효소반응에 의해 대사과정을 조절하여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는 조절 반응이다. 세포와 생체는 단기적, 장기적 시간에 걸쳐서 대사의 흐름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진화 시켜왔는데 효소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에 의해 대사과정이 정교하게 조절된다.
이렇듯 인체 대사에서 역할을 하는 효소가 많으니 이쪽으로 관심을 갖고 활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에너지를 합성하고 사용하고 물질을 합성, 분해하는 등 효소의 역할에 관심을 갖어야 하겠다. 각 개인의 에너지 대사, 칼로리 과다 축적에 따른 과체중과 성인병 유발 등 다양한 인체 대사과정과 만성질환에 있어서 효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소화효소와 대사효소의 관계를 효소학의 효시처럼 여겨지는 에드워드 하웰(Edward Howell, 1896~1986)의 저서 영양학개론의 내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는 소화효소를 D-자임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이 소화효소는 남용하지 않고 적절히 사용해야 하며 가급적이면 F-자임(음식에 함유된 효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래야 효소들이 신체 대사에 잘 쓰일 수 있어서 몸이 활력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즉, 타액, 위액, 췌장액 등이 많은 소화 효소를 공급하게 되면 다른 목적으로 효소를 생산하는 것은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다른 기관과 세포를 유지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심장, 당뇨, 암과 같은 만성질환이나 위험한 질환에 노출되게 된다.
이 책에서 식품에 함유되어 있는 효소는 F-자임, 소화를 제외한 인체의 다양한 생명활동에 관여하는 효소는 M-자임, 소화에 관여하는 효소는 D-자임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효소 생산 능력, 또는 한 개체의 효소 보유량은 특정 범위 안에 제한되어 있다고 하였다. 즉, 인간의 효소는 무한정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효소를 적절히 분배해서 각자의 기능을 충실히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F-자임은 음식에 들어 있는 효소이다. 이를 많이 섭취하게 되면 D-자임을 적게 분비해도 되고 따라서 다른 기관, 세포에 쓰이는 효소가 충분히 확보되어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개념을 전개한다. 이 책에서는 F-자임과 같은 자연효소가 체내의 소화과정에서 기능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에 대하여 반박하는 많은 논거를 열거하고 있다.
결국, F-자임을 많이 섭취하여 D-자임이 불필요하게 많이 소모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면 한 개체의 효소 보유량이 소모되는 것을 방지하게 되고 인체내의 대사효소가 보다 확보된다. 인체의 대사작용이 원활해져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고 보다 활력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노화 방지, 질환 예방이 된다.
F-자임이 많은 음식을 먹으려면 가급적 생식을 해야 한다. 현대의 조리법, 특히 불로 조리하는 화식은 음식재료에 포함된 효소를 파괴한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가정에서도 반조리 식품들을 많이 먹고 있다. 이러한 음식들에는 효소가 풍부할 수 없다.
하웰박사는 더 나아가 생식만으로는 화식으로 인한 효소 낭비를 극복할 없다고 하여 대안을 제시하였는데, 농축된 식물 효소 캡슐을 먹는 것이다. 캡슐을 열어 음식에 뿌리거나 음식과 함께 씹어 먹는 것을 제시하였다.
물론, 효소에 대해 모든 것이 다 밝혀지고 논리적으로 이해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효소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 중이며 효소들에 대해서 속속 밝혀지고 있다. 효소는 20종의 아미노산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데 그 조합의 숫자가 천문학적이다. 그리고 만들어진 효소의 형태, 즉 단백질의 형태도 굉장히 다양하다. 따라서 효소 하나 하나 분석하기가 쉽지는 않다. 나아가 그런 효소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기는 더욱 가능성이 희박하다. 따라서 좋은 효소식품을 찾아내어 복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현대 실제 임상에서는 효소식품을 활용하여 다양한 질환, 증상이 호전되고, 건강이 증진된 사례들이 많다.
꾸준히 반복함으로써 습관이 되고, 습관이 체질이 되어 내 몸을 바꾸면 점점 건강하게 된다. 정확한 기전이 모두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매일 매일 내게 맞는 좋은 효소 식품의 도움을 받는다면 체질이 개선되고 점점 더 건강과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효소영양학개론 (에드워드 하웰. 한림원출판사.) 네이버 지식백과 등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